터키항공 캐리어 파손 보상 받기, 인천국제공항 도착

- 수화물이 망가져서 나왔다.
기나긴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이집트 다합에서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이집트 다합의 집에서 출발한 시간으로 계산하자면 총 40시간은 걸린 아주 최장 이동시간인 것 같다. 아휴 힘들어라. 인천공항에 도착하면서 기내 수화물은 열심히 나 스스로 잘 챙겼지만, 위탁 수화물은 나의 비행기 편 짐칸에 잘 딸려왔을지 걱정이 되었다. 아무리 터키항공이 큰 항공사 중에 하나라고 할지라도 수화물 사고는 너무 빈번하고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착한 곳이 한국이기에 자동출입국 검사가 가능하여 순식간에 빠져나왔고 캐리어를 찾으러 짐이 도착하는 레일에 가서 기다렸다. 아무래도 나는 환승 승객이기 때문에 내 캐리어를 먼저 비행기에 실어 늦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 끝자락에 나왔다. 그런데 캐리어가 좀 이상하다. 원래 바퀴가 있어서 끌 수 있는데 끌어지지 않는다. 캐리어 상태를 확인했더니 바퀴 두 개가 탈거되어 도착하였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서 당황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나의 모습을 지켜보던 외국인이 자기의 캐리어도 바퀴가 부서져 나왔다며 위로를 해주었다. 오래 썼으니 망가질 때도 되었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캐리어도 망가진 것이면 애초에 너무 심하게 집어던진 것 같아서 속상했다. 이 캐리어랑 다닌 곳이 많아서 추억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서운한 마음이 들었나 보다.
- 캐리어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요?
약 1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나를 마중 나온 친구와 우리 아버님.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난 후 나의 캐리어가 부서져서 도착한 것에 대해서 친구와 아버님에게 열변을 토하였다. 평소에도 이것저것 아는 것이 많은 친구가 내 얘기를 듣더니 캐리어가 부서져서 나왔을 경우 항공사 측에서 보상해 준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며, 항공사에 문의해 보러 가자고 하였다. 주자창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멈추고 다시 터키항공사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커다란 인천공항 한가운데서 터키항공을 바로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근처에 있는 안내 데스크에 나는 터키항공을 타고 왔고 파손 캐리어 보상을 받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문의하였다. 안내 데스크에서 알려준 곳은 내가 나온 출구와 얼마 멀지 않은 데스크였다. 이 데스크의 직원분도 나의 상황을 들으시더니 다시 내가 나온 출구 바로 옆에 있는 보안 직원분께 말씀드리면 된다고 하셨다. 보안 직원분께서 상황을 들으시고는 터키항공 담당자분에게 연락을 해주셨고 우리는 15분가량 대기하였다. 잠시 후 터키항공 직원분이 우리에게 오셨고 캐리어의 구매 시기, 파손 실물 모습을 확인하시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캐리어와 가장 흡사한 사양의 새 제품을 집으로 택배 발송해 주신다고 하셨다. 카탈로그를 보여주시며 설명을 해주셨고 색상 선택이 가능하였다. 만약 선택한 제품의 재고가 없을 경우에 대비해 예비 제품도 고르고 왔다. 이렇게 간단한 일이었다니. 아까 나를 위로해 준 외국인 친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이미 공항을 떠난 것 같았다.
- 새로운 캐리어 수령하다.
터키항공 직원분께서 배송이 일주일 정도는 걸릴 거라고 안내해 주셨지만, 실제로는 2-3일 만에 집으로 도착했다. 다행히도 내가 선택한 사양과 색상이 동일한 제품으로 도착하였다. 사람 마음은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가. 새로운 캐리어가 오고 나니 여태 정들었던 캐리어를 쉽게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나의 친구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새 캐리어를 구입해야 했을 텐데 친구 덕에 캐리어를 보상받게 되어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