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 병원 응급실 다녀오기/급성알러지

- 급성 알레르기가 났다.
이집트 카이로에 피라미드 마라톤을 참여하려고 왔다. 이집트 다합에서도 매일 같이 원인 모를 알레르기가 나는 바람에 매일 약을 먹고 있었는데 카이로에 오면서 약을 깜빡하고 챙기지 못하였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가도록 알레르기가 나지 않길래 다합의 수돗물이 깨끗하지 않아서 일어난 증상인 걸로 생각했다. 그렇게 잘 넘어가나 했더니 새벽 두시. 온몸이 가려워서 잠에서 깨버렸다. 마침 잠에서 깨어 화장실에 다녀온 남편이 내가 깬 것을 확인하였다. 온몸이 가려워서 깼다고 남편에게 말을 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얼굴 전체가 마비된 것처럼 움직임이 쉽지 않았다. 남편은 불을 켜서 내 얼굴 상태를 확인하였고 화들짝 놀라 했다. 반응을 보고 나니 나도 걱정이 되어 화장실에서 얼굴을 확인하고 결국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얼굴이 퉁퉁 부어서 정말 찌그러진 풍선 같았다.
- 병원 찾아보기.
여기서 기도 쪽으로 더 심하게 부으면 큰일 날 것 같다는 느낌에 우리는 구글맵을 이용하여 병원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늦어서 연락이 가능한 병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숙소 근처에서 겨우 한곳을 찾아 전화를 하였다. 하지만 영어 가능하신 분이 없는 것 같았다. 수화기 너머로 "노 잉글리시"만 반복해서 들려왔다. 하지만 이곳이라도 가봐야지. 선택지가 없었다. 차마 맨 얼굴로 나갈 수는 없어서 이집트 와서 사용한 적이 없는 마스크도 착용하였다. 우버를 불렀는데 다행히 야밤에도 일하시는 분들이 계셨는지 금방 택시를 탈 수 있었다. 숙소에서 병원까지는 약 10분 거리. 가까워서 다행이었다.
- 병원에서 진료받기.
도착한 병원은 마감시간이 다 되어가는 가게 느낌이었다. 어느 직원분은 바닥 청소를 하고 있었다. 조심스레 들어가서 알레르기 때문에 얼굴이 문제가 있다고 간호사분께 영어로 말씀드렸으나 나의 표현이 전달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쓰고 있던 마스크를 내려 얼굴을 보여드리니 "오~"라고 소리 내시며 나의 증상을 이해한듯한 표정을 지으셨다. 간호사는 간이침대에 앉아있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어디론가 가셨고 내가 기다리는 사이 남편은 병원 바로 앞에 있는 악국에 알레르기약을 사러 갔다 왔다. 병원에서 물을 얻어 약한 알을 삼키고 기다리니 의사선생님께서 다가오셨다. 나의 증상과 상태를 확인하시는데 너무 안도감이 들었다. 왜냐하면 의사선생님은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하셨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내가 오늘 먹은 무엇인가가 문제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지만 나의 일행들은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의사는 나를 위해 한국의 월드컵 경기 이야기도 해주시고 안심을 시켜주셨다. 의사는 간호사에게 처방 지시를 하고 가셨고 간호사분이 주사를 놔주셨다. 사실 이 주사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주사를 맞고 의사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는 걸 보아서는 아주 대단하게 큰 문제는 아닌 것이 분명했다.
* 진료비 60파운드(22년 12월 당시 한화 약 3,500원)
보험처리가 되지않으니 비용도 많이 나올까 봐 걱정했지만 다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진료를 받고 주사까지 맞을 수 있었다.
장소 : El Maadi Charity Hospital